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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 지금이지. 그 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정스님 .
꽃의 전설 이야기/꽃이야기

꽃이야기

by 부용-芙蓉- 2006. 10. 26.

포근하고 아늑한 소백산 자락에 순박한 철쭉들의 평화로운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마을 어귀를 구비 돌아가는 강을 끼고 있는 정감 어린 작은 시골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규율과 질서가 있어 머리에 쓴 빨간·분홍의 두건으로 나이와 품계를 표시하였고 자기네끼리만 결혼을 하여 종족번식을 하는 엄격한 씨족사회였습니다.
철쭉마을의 가족들은 날로 번창하였고 5월이면 오월의 숲에서 한바탕 잔치도 열곤 했습니다.
촌장은 마을 원로회의에서 만장일치제로 추대되고 13살이 되면 결혼을 시키는 조혼 풍습과 마을의 안녕 과 풍년을 기원하는 철쭉제가 오월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땐가부터 오월의 숲은 빛을 잃어 가고 있었습니다.
원로회의에서 오월의 숲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촌장을 선출 추대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은 이 마을의 촌장을 뽑는 날입니다.
학식과 인품을 두루 갖춘 닥마들 노인을 촌장으로 추대하였습니다.
촌장님은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태어나면서 기골이 장대하고 자라나면서 남다른 용맹과 모험심이 강한 도령이었습니다.
도령은 세상의 모든 야생화들이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통일된 나라를 세우고 싶은 큰 야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이러한 도령을 흠모하는 처녀들이 많았습니다.
연산홍 아가씨의 도령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으므로 두 사람은 반드시 결혼 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도령은 다른 이웃마을의 아가씨와 결혼을 꿈꾸어 왔었습니다.
도령의 나이 어느덧 13세가 되자 결혼대사를 의논하려고 수 달래 고모랑 ,연달래 이모랑 많은 친지들이 모였습니다.
"고모님·이모님! 안녕하셨어요" 하고 도령은 인사를 했습니다..
"오냐! 녀석 이제 결혼해도 되겠는걸" 하며 도령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이날 모처럼 만난 친지들은 날 새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동안 도령은 무언가의 깊은 생각에 잠겨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철쭉도령이 없어진 것입니다.
"애야! 어디 있니" 하고 큰소리로 외쳐 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철쭉도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루·이틀·일년이 지나가도 철쭉도령은 돌아올 줄 모르고 닥마들 내외의 걱정은 태산 같았습니다.
그러자 연산홍 아가씨는 그리움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그 유명한 지리산 자락 산야초의원의 진료와 갖은 약재를 다 써보았고
심마니아저씨의 산삼도 먹여 보았지만 아무런 효험도 없이 죽고 말았습니다.
철쭉 마을 사람들은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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